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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릭 오어 트릿!!

​

 

“사가, 올해는 성역에 많은 일들이 있었으니 모두 즐기자는 의미에서 할로윈 파티를 여는 건 어떨까?”

  

 10월의 마지막 날이 다가오던 어느 날, 평소처럼 교황의 집무실에 모여 바쁘게 일을 하던 도중 던진 아이올로스의 깜짝 제안은 집무실 모든 이들의 주목을 끌었다. 호의던 반감이던 다양한 감정이 담긴 시선들이 아이올로스를 향하던 가운데, 가장 먼저 입을 연 것은 바로 사가였다.

 

 “아이올로스, 의도는 잘 알겠지만 너의 말대로 최근 성역에는 많은 일들이 있었고 성역의 피해는 막심하다. 성역을 복구하는데 들어가는 일손도 벅찬 상황이지. 심지어 할로윈이란 축제는 이교의 축제. 아테나를 섬기는 우리들이 즐기기엔 부적합━”

 

 -드르륵

 

 “올해는 할로윈 파티를 열겠습니다. 준비해 주세요”

 

 -쾅

 

 폭풍처럼 집무실을 찾아와 용건만을 전하고 사라진 아테나, 키도 사오리의 선언에 모두는 쓴웃음을 지으며 제미니 사가를 바라보았다.

 

“...그럼 지금부터 성역 할로윈 파티 준비를 위한 회의를 시작하겠다.”

​

 

♈

​

 

 “그래서 사오리 아가씨가 너희들에게도 연락을 했단 말이지? 성역을 올라서 아테나 신전에서 기다리고 있을 자기를 찾아오라고?”

 

 성역 입구에서 만난 세이야의 질문에 슌, 효가, 시류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표했다.

 

 “대체 사오리 아가씨가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넷이서 성역을 오르는 것도 추억이네~”

 

 “그때는 정말이지 다들 정신이 없었지.”

 

 다들 그립다면 그리운 추억을 두런두런 이야기하면서 걷다 보니 어느새 성역의 첫 관문에 도착하게 되었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제1궁에서 세이야 일행을 맞이한 것은 아리에스 무우, 하지만 그가 입고 있는 옷은 골드크로스도, 평소에 입던 쟈밀풍의 수련복도 아니었다.

 

 “뭐야 평소랑 옷이 다르네.”

 

 “그야 할로윈인걸요.”

 

 치렁치렁한 검은색 로브를 걸치고 챙이 넓은 고깔모자를 머리에 얹은 무우가 웃으며 대답했다. 

 

 “자 키키 그것을.”

 

 무우와 마찬가지로 검은, 그러나 그에 비하면 짧은 로브를 걸치고 머리에는 같은 색의 고양이 귀 머리띠를 하고 있는 키키가 허공에서 튀어나오더니 각자 커다란 꾸러미를 나눠주었다.

 

 “여러분에게 여신으로부터의 전언이 있습니다. 준비된 의상을 입고 각 궁의 주인을 만나서 사탕을 모아 저를 만나러 오세요. 이상입니다.”

 

 갑자기 강제 수락된 퀘스트에 당황하면서도 여신의 명이라니 일단은 키키의 도움을 받으면서 주섬주섬 준비된 의상을 챙겨 입은 세이야 일행.

 

 “저기 이거 늑대 인간이라고 듣긴 했지만 아무리 봐도….”

 

 복슬복슬한 강아지(늑대) 귀와 꼬리를 달고 얼굴에는 고무줄로 고정시킨 검정색 코에 북실북실한 털 장갑과 부츠, 그리고 목에서 빛나는 목줄까지, 완벽한 강아지….아니 늑대 인간 복장의 세이야였다.

 

 “하하…..”

 

 검은색 역병의사 복장을 한 슌은 차마 가면까지 쓸 엄두를 내지 못하고 허리에 찬 채로 그런 멍멍 세이야를 보고 조용히 웃고 있었다.

 

 “그래도 잘 어울리니 다행이야.”

 

 칭찬인지 욕인지 모를 말을 한 시류 본인 또한 이마에 부적을 붙이고 있을 뿐, 평소보다 화려하긴 하지만 익숙한 중국 전통 복장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효가는….

 

 “아니 아무리 봐도 이건 도널x 덕…”

 

 “여신께서 준비하신 의상입니다.”

 

 “아니 이거 도x드 덕...”

 “여신께서 손수 준비하신 의상입니다.”

 

 “x널드…”

 

 “입으세요.”

 

 “...”

 

 약간의 소란이 있었지만 마지막으로 키키가 나눠준 호박 모양 사탕 바구니까지 할로윈 준비를 완벽히 끝낸 청동 4인조에게 옆에서 대기하고 있던 무우가 다가왔다.

 

 “그럼 마지막으로… 사탕을 달라고 할 때 뭐라고 해야 하는지 알고 있나요?”

 

 “당연하지! 트릿 오어 트릭이잖아!”

 

 “트릭 오어 트릿이야 세이야.”

 

 “그게 그거지!”

 

 무우는 그런 세이야의 모습을 보며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젓더니 염동력으로 아이들의 바구니 안에 작은 사탕을 하나씩 넣어주었다.

 

 “자 시간이 없습니다. 열두 개의 사탕을 모두 모아 여신이 기다리고 계신 신전까지 나아가세요. 무운을 빕니다.”

 

​

♉

 

​

 금우궁을 향해 나아가는 청동 4인조, 그들의 발걸음은 언젠가의 그날과 달리 느긋하기 짝이 없었다. 

 “알데바란은 무슨 옷을 입고 있을까?”

 

 “분명 커다란 소 인형옷 같은걸 입고있겠지.”

 

 “설마 그런 단순한 발상으로 옷을 골랐을까? 내 추측으로는 투우사 옷을 입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 

 

 “그것도 너무 단순하지 않을까?”

 

 그렇게 두런두런 이야기하다 보니 어느새 금우궁 입구에 도착한 그들을 맞이한 것은 거대한 중세 갑옷이었다. 하지만 그 갑옷은…

 

 “헉 목이 없어!”

 

 “설마? 알데바란!!”

 

 “습격인가?”

 

 깜짝 놀라 다급히 알데바란에게 다가가던 아이들은 이내 보이지 않는 벽에 가로막혀 튕겨져 나오고 말았다.

 

 “하하하핫! 놀랐구나!!”

 

 목이 없는 갑옷의 몸통에서 울려 퍼지는 호쾌한 웃음소리. 이에 세이야 일행은 어안이 벙벙해질 뿐이었다.

 

 “내 특기인 목 웅크리기다! 내 역할은 듀라한이라서 말이지.”

 

 재촉하듯이 자신의 무릎을 탕탕 두드리는 듀라한의 모습에 아이들은 그제서야 정신을 차렸다.

 

 “트...트릭 오어 트릿…”

 

 “자자 착한 아이들에게 선물이다!”

 

 기다리던 말을 듣자 그제서야 자리에서 일어나 큼직한 롤리팝을 하나씩 아이들의 사탕 바구니에 담아주었다.

 

 “이 금우궁을 통과시켜주마! 아직 갈 길이 멀다!”

 

 여전히 목을 빼내지 않은 채로 아이들을 배웅하는 알데바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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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릭 오어 트릿~””””

 

 이제는 조금 익숙해진 할로윈 멘트를 외치며 쌍아궁에 진입하는 세이야 일행. 그들을 맞아준 것은 의외의 인물이었다.

 

 “카논 씨 당신이 어째서 여기에 계신가요?”

 

 그것은 분명 해계에서 열심히 스스로 불러온 재앙… 아니 밀린 업무를 처리하고 있어야 할 카논이었다. 그것도 해적 차림에 어디서 데려왔는지 모를 앵무새를 어깨에 얹은 채로 말이다. 

 

 “오늘은 특별히 사가 대타로 이 궁을 지키게 되었다 이거지.”

 

 그러면서 자기보다 해계 꼬맹이들이 더 신났다느니, 팔자에도 없이 웃기는 분장을 하게 됐다느니, 앵무새까지 강제로 떠넘겨졌다느니 주절주절 한탄하더니 아이들의 사탕 바구니로 무언가를 휙 던졌다. 아이들이 자세히 살펴보니 그것은 유명한 모 조개모양 초콜릿. 

 

 막상 던져준 당사자는 아이들의 의외라는 눈빛에 어깨만 으쓱할 뿐이었다.

 

 “난 먼저 퇴근할 테니 빨리 가봐라. 사가라면 나중에 만날 수 있을 테니 수고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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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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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릭 오어 트릿~”

 

 “어이 왔냐 애송이들…”

 

 세이야 일행을 맞이한 것은 머리에 삐뚜름하게 종이로 대강 만들어진 해골가면을 매달고 있을 뿐, 평상시 차림 그대로의 데스마스크였다. 

 

 “자자 사탕은 여깄으니까 어서 가보라고~”

 

 데스마스크는 귀찮은 듯이 마트에서 파는 캔디를 대충 던져주더니 만사가 귀찮은지 거해궁 계단에 쭈구려 앉았다. 

 

 “데스마스크, 당신은 이런 이벤트 같은 건 앞장서서 즐길 것 같았는데 의외 군.”

 

 “흥, 악령 같은 건 질리도록 봤다고~”

 

 그러더니 더 이상 대답하는 것마저 귀찮다는 듯이 손만 휘휘 휘두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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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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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릭 오어 트릿~””””

 

 “우. 어. 어. 나. 는. 유. 령. 이. 다.”

 

 사자궁 그림자에서 갑자히 하얀 형체가 국어책을 읽는 듯한 처참한 연기력을 뽐내며 튀어나왔다.

 

 “하하하 놀랐니?”

 

 “놀랐을 리가 없잖아 아이올리아! 연기 엄청 못하네!”

 

 그런가… 하며 코(로 추정되는 곳)을 긁적이는 아이올리아는 엉성해서 눈구멍마저 삐뚤빼뚤한 흰 천을 뒤집어쓰고 있었다.

 

 “아이올리아씨… 그 옷은…?”

 

 “응 내가 직접 만들었어!”

 

 흐린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시선을 눈치채지 못한 채, 마찬가지로 직접 만들었다는 큼직한 사과 사탕을 사탕 바구니에 하나씩 넣어주는 유령올리아를 바라보는 아이들의 눈이 더욱 시름에 잠겨갔다.

 

​

♍

 

​

 “”””트릭 오어 트릿~””””

 

 “”흠… 늦었군.”

 

 해골 의상, 그것도 야광인지 희미하게 옷의 뼈 모양이 빛나는 옷을 입고서도 평소처럼 가부좌를 틀고 있는 샤카의 발밑에는…

 

 “형!!!”

 

 “””잇키!!”””

 

 “읍! 읍읍ㅇ브!!!”

 

 어째서인지 사라졌던 잇키가 결박당한 채로 꿈틀거리고 있었다.

 

 “무슨 짓이지 샤카!”

 

 “훗! 이 샤카에게 사탕과 장난 중에서 고르라고 하더군. 그래서 장난을 골랐을 뿐이다.”

 

 ‘보통은 사탕을 주는 거 아닌가?!?’

 

 ‘애초에 장난을 당해야 하는건 본인이겠지!’

 

 ‘이 사람 완전 자기 좋을 대로 해석하고 있어!’

 

 “그러고 보니 너희들도…”

 

 “”””사탕으로 부탁드립니다!””””

 

 사탕 바구니에 박하사탕을 더한 채 잇키가 남겨진 처녀궁을 뒤로하고 쿠루마다 눈물을 흘리는 세이야 일행이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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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릭 오어 트릿!””””

 

-정적

 

 “”””트릭 오어 트릿?””””

 

-정적

 

 아무런 대답 없이 썰렁한 천칭궁의 모습에 당황한 세이야 일행은 천칭궁으로 일단 들어가 보기로 했다. 

 

 그곳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노사…”

 

 몸체 부분이 커다란 호박으로 장식되어 있는 라이브라의 골드크로스였다.

 

 “라이브라의 골드크로스가 우는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기분이야…”

 

 “노사께서는…”

 

 “아무래도 놀러 가신 것 같지…?”

 

 “......”

 

 아이들은 말없이 천칭의 접시 부분에 놓여있던 엿을 챙겨서 다음 궁으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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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릭 오어 트릿!””””

 

 “하하 늦었다 꼬맹이들아!”

 

 검은 망토를 휘날리며 갑자기 튀어나와 전갈 포즈를 취하는 조로 의상을 입은 미로. 

 

 “자 자 사탕이다 사탕!”

 

  호쾌하게 웃으며 옆구리에 매달고 있던 레이피어로 묘기를 부리며 초록 비닐봉지에 담긴 모 초콜릿을 모두의 사탕 바구니에 넣어준다.

 

 “빨리 가보라고~ 카뮤가 기다리고 있을 거다.”

 

  순식간에 사탕 증정을 마친 미로는 효가의 어깨를 툭툭 치면서 모두를 배웅해 주었다.

 

​

♐

​

 

 인기척이 없는 인마궁.

 

 “아무도 없나? 아이올로스~?”

 

 “아니 저기 봐! 벽에 또 글자가 새겨져있어!”

 

 -이곳을 찾아온 소년들이여. 너희들에게 할로윈을 부탁한다. 아이올로스-

 

 “정말이지 아이올로스도 이런 장난을 진지하게 친다니까.”

 

 “그럼 아이올로스도 사가랑 같이 있는걸까?”

 

 “아마 그럴 것 같군…”

 

♑

 

 “”””트릭 오어 트릿!””””

 

 “왔나.”

 

 그들을 맞이한 것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낡은 붕대로 정성스럽게 감겨있는 미라였다.

 

 “우와 꽤나 정성 들인 코스튬이잖아~ 이외인 걸 당신!”

 

 “이런 축제에는 별로 흥미 없을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모두 예상외로 열심히 준비한듯한 슈라의 할로윈 코스튬을 보고 의외라고 생각했지만 본인은 뭐가 문제인지 잘 모르겠는 눈치였다.

 

 “흠… 여신이 내리신 임무이니 최선을 다했을 뿐이다. 자.”

 

  덤덤하게 말하며 모두의 사탕 바구니에 호박 모양으로 예쁘게 포장된 초콜릿을 담아주는 슈라였다.

 

​

♒

​

 

 “”””트릭 오어 트릿!””””

 

 “드디어 왔나.”

 

 진중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아쿠에리어스 카뮤였지만, 머리에 뒤집어쓰고 있는 호박머리 때문에 진중함이라고는 티끌만큼도 느껴지지 않았다.

 “나의 스승 카뮤…!!”

 

 하지만 그 제자 눈에만큼은 그렇게 보이지 않는지 효가의 표정 또한 한없이 진지했다. 물론 이쪽도 도x드 덕 의상을 입고 있다.

 

 호박머리 남자와 도널x 덕 옷을 입고 있는 소년이 서로 뜨거운 시선을 주고받는 슈르 하기 짝이 없는 광경이었지만 나머지 세 사람은 이미 익숙한지 어쩔 수 없다는 눈빛으로 그들의 뜨거운 사제애를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다.

 

 드디어 뜨거운 눈빛 교환이 끝난 건지 서로 마주 보고 고개를 끄덕이더니 카뮤가 주섬주섬 준비된 얼음사탕을 꺼내더니 아이들에게 나누어주었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으니…

 

 “효가여, 단것을 먹고 나서는 바로 이빨을 닦아야 하고 자기 전에는 먹으면 안 되고….”

 

 그렇게 끝이 보이지 않는 카뮤의 제자 사랑을 뒤로하고 아이들은 다음 궁을 향해 떠났다.

 

​

 ♓

​

 

 “기다리다 지치는 줄 알았군.”

 

 세이야 일행이 쌍어궁 계단에 발을 올리자마자 들리는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보니 흰 장포자락을 휘날리며 아프로디테가 그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프로디테…”

 

 “흥. 그보단 먼저 해야 할 말이 있었을 텐데?”

 

 도포 차림의 아프로디테는 손에 들고 있던 옥퉁소를 가볍게 휘두르며 세이야를 가리켰다.

 

 “”””트… 트릭 오어 트릿...””””

 

 그제야 만족스러운 듯이 고개를 끄덕인 아프로디테는 자신의 소매에서 장미 마카롱을 꺼내더니 눈에 보이지 않는 속도로 아이들의 사탕 바구니로 날려 넣었다.

 

 깜짝 놀란 아이들은 자신들의 사탕 바구니를 확인했지만 빠른 속도로 날아온 마카롱들은 조금의 흠집도 나있지 않았다.

 

 “자 그럼 나는 일을 마쳤군.”

 

 그러더니 아프로디테는 그대로 뒤돌아 사라지며 성가시다는 듯 가볍게 손만 흔들 뿐이었다.

 

 남겨진 세이야 일행은 그저 어안이 벙벙할 뿐이었다. 

 

​

✨

 

​

 “””트릭 오어 트릿”””

 

 “어서와! 기다리고 있었어”

 

 “드디어 왔구나.”

 

 교황 집무실에서 아이들을 맞이한 것은 역시나 사가와 아이올로스였다.

 

 “시온님은 노사와 함께 외출 중이셔서 우리가 대신 이곳을 맡게 되었어.”

 

 “그런데 아이올로스 그 옷은 설마…?”

 

 정석적인 뱀파이어 코스튬을 입고 있는 사가와 달리 세이야 일행을 맞이한 아이올로스가 입고 있던 것은 아이들에게 익숙하다면 익숙할 일본의 의상이었다. 다만 그것은….

 

 “아 이건 여신께서 추천해 주신 의상이야. 여신께서 살고 계시던 지역에서는 망자들은 이런 옷을 입고 있다고 하더라.”

 

 흰색의 일본식 수의에 세모꼴의 흰 천을 머리에 뒤집어쓰고 있는 모습이었다. 13년 전에 살해당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죽어있었던 아이올로스에게는 과하게 어울리는 의상이라고 할 수 있었다.

 

 사심이라고는 티끌만큼도 느껴지지 않는 순수한 아이올로스의 말을 듣고 아이들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돌려 사가 쪽을 바라보자 아니나 다를까 위가 아픈 표정을 짓다가 아이들의 시선을 의식하고 황급히 다시 미소를 짓는 사가의 모습이 보였다.

 

 ‘......’

 

 ‘수습하긴 이미 늦은 거 같은데…’

 

 ‘아가씨 성격을 생각하면 교황님이 여기 계셨다면 같은 옷을 입고 계시지 않았을까…’

 

 한편 사가는 쓰린 속을 다잡으며 준비했던 사탕을 아이들에게 나누어주기 시작했다.

 

 “자 여기 받으렴. 몸에 좋은 자일리톨 사탕이란다.”

 

 하지만 사가가 나눠주는 무설탕 자일리톨 사탕에 살짝 미묘한 표정을 짓는 아이들. 애써 표정을 숨기려 하지만 옆에서 로스가 나누어주는 카라멜이 들어간 초콜릿을 받으며 변한 표정까진 숨기지 못했다.

 

 ‘헉…!’

 

 자신의 사탕과 아이올로스의 초콜릿 사이에 느껴지는 아이들의 뚜렷한 반응 차이에 마음의 상처를 입은 표정의 사가. 어쩐지 눈이 붉은 듯한 기분도 들었다.

 

 “그… 그럼 우리는 먼저 가볼게!!!”

 

 터지기 직전의 폭탄을 뒤로하고 아이들은 여신이 기다리고 있을 신전으로 향했다. 

 

​

✨

 

​
 

 “어서오세요 여러분. 파티 준비는 이미 마쳤답니다.”

 

 성역 꼭대기에서 그들을 맞이한 것은 평범한 세일러 교복 차림의 키도 사오리였다. 

 

 “사오리 아가씨 그 옷은…?”

 

 다른 이들과 달리 평범한 옷을 입은 사오리를 보며 의아해하는 세이야를 보고 사오리는 싱긋 웃어보였다.

 

 “후훗. 여러분의 의상을 고르고 나니 막상 제 옷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더군요. 그리고 저에게 이 옷은 어떤 의미에서는 분장과도 같죠…”

 

 어쩐지 아련해지는 분위기에 당황하는 세이야 일행이었지만, 다행히도 그들을 구원하듯 저 아래서부터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점차 커져가는 웅성거리는 소리와 함께 골드세인트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자 아무런 말도 듣지 못했던 세이야 일행은 어안이 벙벙해질 뿐이었다.

 

 “참 제가 아직도 말을 안했군요. 할로윈을 위해 제가 준비한 것은 의상 뿐만이 아니랍니다.”

 

 키도 사오리가 웃으며 말을 하자 그제서야 그 뒤에 자리잡은 작은 테이블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 테이블들은 모두 할로윈 컨셉으로 꾸며져 있었으며 집어먹기 편한 음식들이 가득 차려져있었다.

 

 “설마…?”

 

 “네, 할로윈 파티를 시작합니다. 모두 편하게 즐겨주세요”

 

 그렇게 여신의 할로윈 파티 시작 선언과 함께 성역의 진정한 할로윈 밤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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